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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에서 새로운 사람 채용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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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larone 2020. 6. 9. 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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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인원이 들어왔다. 사업의 확장이라는 변곡점에 이루어진 인원 보충이었다. 스타트업 경험은 없지만 그간 쌓아온 커리어가 나쁘지 않았고, 무엇보다 저돌적인 자세가 좋았다. 머리도 좋았고, 그래서 쉽게 우리가 하고 있는 사업에 대해 이해하고 적응할 것 같았다.

 

기대와는 크게 다르지 않은 퍼포먼스를 입사 2주 차인 그 사람은 보여주고 있다. 물론 가다듬어야 할 부분도 있지만 생각보다 빠르게 조직에 적응하고 있고, 업무도 척척 수행하고 있다. 기대 반 걱정 반으로 끌어들였지만, 걱정은 이내 사라졌다. 아직 좀 더 지켜보긴 해야겠지만 어느 정도 고여있던 조직에 나름 괜찮은 새로운 물이 들어온 것 같다.

 


 

새로운 사람을 맞이하는 건 늘 쉽지 않다. 천 길 물속은 알아도 한 치 사람 마음속은 알지 못한다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다. 면접에서 아무리 좋은 이야기를 해도 그대로의 퍼포먼스를 업무에서 보여주지 못하고, 이내 적응하지 못한 채 회사를 관두는 사람들이 많다. 사실 대부분이다. 면접이라는 짧은 시간에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잠재력을 한껏 부풀려 말할 수밖에 없고, 그것을 간파하기란 꽤나 어렵다. 우리 회사에서도 몇 좋지 않은 선례가 있다.

 

물론 대부분의 잘못은 회사에 있다. 새로운 인원이 조직과 업무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했다는 것은 그만큼 기존 회사 인원들의 준비가 부족했다는 방증이다. 새로운 인원에 대한 온보딩이 불충분했다든지, 사수/부사수 간의 업무 프로세싱이 잘못되었다든지, 그 이유는 다양하다. 하지만 대개 하나의 원인으로 귀결된다. '준비 불충분'. 

 

아무리 훌륭한 채용 프로세스를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채용 이후의 프로세스가 제대로 갖춰져있지 않다면 그것은 의미가 없다. 사람을 뽑아 놓기만 하고 제대로 쓰지 못하는 꼴이다. 의욕적으로 열과 성을 다해 면접을 본 시간만 날리는 꼴이고, 회사는 그 사람을 위해 쓴 비용과 시간을 동시에 날리는 꼴이다. 채용이 이렇게 어렵다. 

 


 

어떻게 보면 채용/신입 사원 교육은 세일즈에서의 고객 관리(CRM)와 일맥상통하다. 고객을 유치하는데 몰두한 나머지 사후 관리에 소홀한 기업이 오래갈 방도는 없다. '서비스의 삼성'이 괜히 세계 1위 자리에 군림하는 것이 아니다. 만약 그만한 A/S가 없었다면 지금의 삼성은 없었을지 모른다.

 

새로운 사람에 대해서도 뽑고 나서가 중요하다. 이 사람이 어떻게 하면 최대한의 퍼포먼스를 낼 수 있을지, 이 회사에 스스로 기여하게 만들 수 있을지, 계속 고민해봐야 한다. 신입 사원의 역량이 너무도 뛰어나서 그런 걱정이 필요 없다면 모르겠지만, (내가 생각하기에) 경력직이 아닌 이상 대부분의 경우 그렇지 못하다. 

 

모쪼록 이 새로운 팀원이 앞으로도 조직과 스타트업에 잘 적응해서 같이 끝까지 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EXIT을 언제 하게 될지는 모르지만 마지막 열매를 함께 딸 수 있기를 바란다. 물론 나도 그때까지 살아남을 수 있도록 분투해야 하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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