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회사들을 생각해보면 겸업은 본업에 집중하지 못해서 겸업을 금지 시키거나 자제를 요청했다. 직설적으로 '딴 짓하지 말고 시킨 일이나 잘 해라' 라는 소리다. 그런데 이런 사고방식은 제조업 중심시장에서는 먹혔다. 제조업에서 대부분의 인력은 일 한만큼 생산성이 올라갔다.
실제로 어머니께서 한창 일하시던 7~80년대에는 한 달에 2번 쉬는게 전부였다고 한다. (주 5일제는 역사가 매우 짧다.) 이렇게 노동 시간을 많이 잡았던 이유는 일 한만큼 제품이 생산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은 산업분야 바뀌면서 일 한만큼 생산성이 올라가는 경우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일 한만큼 생산성이 올라가지 않는 시대에서 다른 기업은 어떻게 일하고있을까? 정량적인 성과를 측정하기 어려운 컨텐츠 시장에서도 독보적인 존재감을 과시하는 곳 픽사를 들추어 보자. 픽사의 일대기가 그려진 책 '창의성을 지휘하라'에서 그들이 일하는 모습을 찾아볼 수 있다. 픽사는 우리나라에서 본다면 딴짓을 잘 한다.
예를 들어 요리사가 되길 꿈 꾸는 파리 생쥐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 <라따뚜이> 제작에 착수했을 때, 제작팀은 그의 강력한 권유로 프랑스에서 2주간 머물면서 미슐랭 가이드에서 별을 받은 레스토랑들을 방문해 주방을 견학하고 요리사들을 인터뷰했다(제작팀은 쥐들이 사는 파리 하수구도 방문했다). -창의성을 지휘하라 270p-
그리고 잡담을 창의성의 연료로 보고 대화를 장려한다. 이렇게 딴짓하는 곳이 15번의 아카데미상, 7번의 골든 글로브상, 11번의 그래미상 등 여러 상을 수상했다. 이제는 딴짓을 하는게 문제가 아니라 딴짓을 어떻게 잘 할까가 중요하다.
업무 생산성과 효율성이 높아지면 생기는 결과는 성과다. 그리고 우리는 본업에 충실해야되는 약속(근로계약서)을 했다. 그렇게 의무를 이해하고 픽사의 사례를 본다면 본업의 성과와 연결된 딴짓을 해야 된다. 그러면 어떻게 딴짓을 잘 할 수 있을까?
첫 번째는 본업에 대한 이해와 연구가 필요하다. 본업에 업무 특성, 비즈니스 트렌드,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Needs)와 바라는지(Want) 등을 알아야 한다. 그렇게 본업을 공부하면 다양한 가지가 뻗어나온다. 그 중에서 호기심과 즐거움을 느끼는 곳에 딴짓의 시동을 걸면 좋다.
두 번째는 개인적 메타인지가 높아야 한다. 앞에서 호기심과 즐거움을 꺼낸 이유가 있다. 책 '무엇이 성과를 이끄는가'를 보면 성과를 만드는 핵심 동기로 즐거움, 의미, 성장을 꼽고있다. 인간은 감정이라는 코끼리에 탄 기수다. 감정에 영향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내재적으로 동기부여가 되는 즐거움, 의미, 성장이 딴짓과 만나면 시너지 효과가 일어난다.
이때 딴짓을 하면 휴식을 제대로 못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을 쏙 들어간다. 오히려 딴짓으로 내재적 동기부여가 솟아난다. 의욕적이며 주도적으로 일을 한다. (그러나 육체적인 휴식은 반듯이 필요하다)
업무시간에 딴짓을 잘 하면 성과는 물론 회사의 성장에도 도움이 된다. 실제로 구글이 딴짓으로 만든게 G메일이다. (구글은 업무시간 중 20%를 딴짓하라고 내준다.) 여기서 회사와 직원 모두에게 필요한게 있다. 바로 신뢰다.
직원이 딴짓하고 있으면 '회사를 위해서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구나' 라고 생각하며 직원 또한 배려해준 회사에게 딴짓을 잘 해야한다. 그러나 아직 근무환경에 있어서 과도기라고 생각한다. 7~80년대 처럼 일을 시키고 픽사의 결과물을 원한다. 여기서 다음 성장을 위한 질문이 나온다. 이런 환경에서 나는 무엇을 할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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