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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바빠도 즐거운 이유

에디터 D

by solarone 2020. 3. 28.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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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보니 이번 주는 야근을 많이 했다. 팀원들의 야근율 또한 52%에 가깝게 나왔고, 나 또한 밤 11시가 넘어 집에 오는 날이 종종 있었다. 미팅은 왜 그리도 많은지, 매일 새로운 업체의 사람들 명함을 받느라 명함첩이 넘쳐날 지경이다.

 

그만큼 나의 이번 한 주는 바빴다. OKR을 설정하고 본격적으로 실무에 투입이 되자마자 다양한 일들을 진행하게 되었다. 덩달아 회사도 코로나 사태와는 별개로 많이 바빠져서 팀원 전체가 아등바등 이 바쁜 상황을 이겨내고 있다. 물이 본격적으로 들어오고 있는 것이다. 

 

사실 실물경제가 코로나의 여파로 인해 많이 침체된 요즘은, 기업들로 부터 투자를 받아야 하는 입장인 스타트업에게는 가혹하다. 투자 자금을 죄고 있고, 그래서 어떻게든 자구책을 생각해내야만 하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투자 심리가 줄어든 마당에 그에 따른 실적을 내지 못한다면 투자를 받기란 하늘의 별 따기다. 

 

그럼에도 팀원들이 그간 해 온 노력 덕분인지 우리 회사는 모처럼의 기회를 맞이하고 있다. 그동안 준비를 철저하게 해왔다는 방증이다. 물론 우리의 계획 속에 코로나는 없었지만, 막상 상황이 닥치니 그렇게 큰 문제는 되지 않은 것 같다. 위기는 곧 기회라는 말처럼, 우리 팀에도 지금 이 순간 기회가 찾아왔다. 

 


 

그래서 그런지 바빠도 힘이 들지 않다. 물론 새벽에 일어나는 일은 아직도 힘이 들지만, 그렇다고 회사로 향하는 발걸음이 무겁지는 않다. 그곳에는 가까이 다가온 기회가 도사리고 있고, 그 기회를 우리는 열심히 '잘' 살리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출근길에 오르고, 그를 위해 새벽에 이불을 박차고 일어난다. 

 

다만 업무 외적인 부분에서는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너무 바쁜 나머지 좀처럼 '여가'라는 것이 생기지 않는 것이다. 야근이 끝나면 집에 가서 잠을 청하는 것이 전부다. 연초 야심 차게 세웠던 운동 목표는 코로나와 그로 인한 헬스장 폐쇄, 그리고 연일 이어지는 야근과 함께 점점 흐릿해져가고 있다. 그와 더불어 체력도 조금씩 원래대로 돌아가고 있는 느낌이다. 

 

독서와 서평도 1주일에 하나 씩 간신히 진행하고 있는 실정이다. 배우지 않으면 살 수 없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배움을 게을리하게 된다. 아직 부족한 게 많으면서도, 피곤함에 절어 그 핑계를 대며 손을 조금씩 놓게 되고 있다. 

 


 

솔직히 이런 바쁜 상황이 나는 반갑다. 회사뿐 아니라 내 KPI 또한 빠르게 달성할 수 있는 기회이고, 그렇기 때문에 좀 더 인정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나의 입지를 좀 더 탄탄히 다질 수 있으니, 몸은 조금 힘들더라도 즐거운 마음을 잃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그를 지지해 줄 내 일상에 조금씩 소홀해지고 있다는 건 걱정이 되기도 한다. 과거 일상을 거의 버리다시피 한 결과 찾아온 결말이 너무도 좋지 않았기에, 두 번 다시 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싶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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