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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무에 빠져 자만하고 있지는 않은가?

에디터 D

by solarone 2020. 4. 4.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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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한 주는 정말 바빴다. 미팅이 끝나면 또 다른 미팅이 있었고, 수도 없이 다양한 업체로부터 문의가 들어왔다. 그를 위한 이메일이나 전화 대응을 하느라 한 주가 끝났다. 무언가 바삐 일 했지만 정작 남는 게 없는 것처럼 보인다. 

 

실무 속에 파묻히게 되면 늘 일어나는 일이다. OKR을 잊게 되고 단순 반복적인, 쏟아지는 일들에만 집중하게 된다. 바쁘기에 무언가 해내는 것 같고 그래서 즐거울 때도 있다. 이 번 주의 나도 실제로 꽤 즐거웠다. 하릴없이 노닥거리는 것보다 바쁘게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몰두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문제는 역시 실무에 파묻혀버렸다는 사실이다.

 

 

스타트업에 입사한 지 2개월 된 내가 매일 업체 대표 및 담당자들과 미팅을 나누는 게 이상하리만치 자연스럽게만 보인다. 이는 팀원들도 인정했다. 조직과 일에 너무 빨리 자연스럽게 적응했다고 말이다. 그런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자연스레 우쭐해진다. 역시 나는 적응력이 뛰어나다는 식으로 말이다. 그렇게 자만에 빠지게 된다. 이번 한 주가 바로 그런 한 주였던 것 같다.

 

분명 내가 해치운 일들은 나의 KPI와 연관되는 일이기에 충분히 가치 있는 일들이었고, 나는 내 자리에서 내 몫을 다했다. 하지만 멀리 보았을 때 나는 최우선 순위에 놓여있는 일들에 손을 대지 못했다. 이를 테면 회사의 임원으로서 해야 할 회사 내부 운영에 관한 일들이나 사업 계획과 같은 거시적인 것들에 관심을 기울일 수 없었다. 지금 당장은 급하지 않지만 중요한, 미래를 위한 일들 말이다. 오히려 내가 초점에 맞춘 것은 단지 급하고 중요한 두 번째 우선순위에 있는 것들이었다. 

 

이렇게 우선순위의 두 번째에 놓여있는 것들에 집중하게 되면 자연스레 내 실력을 쌓을 기회는 줄어든다. 성장을 위해서는 지금 내게 부족한 것들을 찾아 그를 메꾸기 위한 길고 지난한 과정이 필수다. 물론 실무도 거기에 보탬은 된다. 하지만 실무라는 것은 이내 익숙해지고 시간이 흐르게 되면 매너리즘에 빠지게 된다. 실무도 중요하지만 거기에만 목을 매는 건 바람직하지 못하다. 

 

앞서 말한 나의 '자만'은 실무에 둘러싸여 큰 그림을 보지 못하고 있는 현실에 기인하는 것이며, 이 사태가 지속되면 될수록 내 '자만'은 나의 '실패'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속 빈 강정이 아무리 커져봐야 외부로부터의 작은 충격 하나에 깨진다. 나는 지금 너무도 깨지기 쉬운 상태인 것이다. 

 

다음 한 주는 이번 주 보다 더 많은 미팅이 있다. 하루에 미팅만 4개가 들어있는 날도 있다. 그 속에서 나는 어떻게 일의 균형을 찾아나가야 할까. 고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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