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나의 인생 항로 #1

에디터 D

by solarone 2020. 1. 14. 21:37

본문

퇴사를 결정한 계기는 단순하다. 이렇게 방향을 잃고 살다가는 평생 일만 하다 죽겠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내가 원하고 좋아하는 일이라면 그나마 낫겠지만, 원하지도 않는 일을 고통스럽게 하는 건 바라지 않았다. 그렇게 사는 게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는가 싶었다. 노력을 부정하는 건 아니지만 눈먼 노력은 하지 않는 게 최선, 아니 차악이라고 생각했다. 

 

월급을 받으며 일하는 것 자체에는 그렇게 큰 불만이 없었다. 고정적인 수입이 있다는 것 자체 만으로 내게 큰 위안이 되었고, 돈이 쌓여가는 모습을 보는 것도 즐거웠으니 말이다. 다만, 그렇게 개미처럼 모아서 언제 집 사고 언제 차를 사며, 언제 결혼을 할 수 있을지 감이 오지 않았다. 그래, 나는 솔직히 결혼이니 집이니 하는 것은 다른 사람이 세운 기준이니 그리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비혼이면 어떻고 원룸이면 어떤가. 내 길을 가면 될 일인데 말이다. 그런데 나에게는 다른 것이 불만으로 다가왔다. 바로 '경제적 자유'다. 

 

아무리 계산기를 두드려봐도, 아무리 내가 소박하게 산다고 해도 경제적 자유는 내게 먼 미래의 일 같았다. 자본가들이 흔히 하는 말 중 하나가, '돈이 돈을 벌게 하라'이다. 노동력의 투입으로 돈을 버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는 소리였다. 물론 자신의 시급이 남들에 비해 월등히 높다면 그만큼 자본이 쌓이는 속도가 빠르기야 하겠지만, 그렇다고 많은 노동력이 투입되어야 하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었다.

 

 

위에서도 말했지만 나는 노력을 부정하지 않는다. 눈 먼 노력을 부정할 뿐이다. 내가 들이고 있는 노력은 내게 '눈먼 노력'같았다. 별 다른 보람을 느끼지 못하는 일을 위해 노동력을 매주 8x5시간 +알파를 투입하는 것에 나는 불만을 느꼈다. 기왕 내 노동력이 필요하다면 좀 더 내가 가치 있게 느낄 수 있고 나아가 내 성장으로 이어지는 무언가를 하고 싶었다. 그래야 내 시급도 빠르게 상승할 것이고, 내 자본도 빠르게 증가할 것이며, 경제적 자유 또한 빠르게 찾아올 것이라 생각했다. 그리고 내가 당시 다니던 회사는 나에게 그런 존재가 아니었다.

 


 

그런 고민의 끝에 기껏해낸 생각이 '사업'이었다. 주식과 부동산에도 관심이 갔지만, 아무래도 충분한 '시드 = 자본'이 없는 한 그렇게 큰 의미는 없어 보였다. 그리고 무엇보다 거기에 내 모든 리소스를 쏟아붓고 싶지 않았다. 그저 돈만 바라보고 사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경제적 자유 = 돈만 바라보는 삶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나는 내 노동력을 투입한 대가로 강력한 성취감과 성장을 얻고 싶었고, 그를 위해서는 리스크를 안고 사업을 하는 수밖에 없어 보였다.

 

그런데 어떻게 사업을 시작할 것인가? 여기에서 생각이 잠시 막혔다. 내게는 그다지 많은 자본이 있는 것도 아니고, 경험이라고는 회사에서 생각 없이 보낸 3년이며, 기술은 전무했다. 지식 또한 인문계 대학교에서 쌓아온 별 볼일 없는 경영학 성적뿐이었다. 

 

도대체 무엇부터 시작을 해야할까? 여기서부터 고민이 다시 시작되었다. 

 

 

'에디터 D'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타트업에서의 첫 일주일  (0) 2020.02.06
스타트업 입사 제의를 받다  (0) 2020.01.31
나의 인생 항로 #2  (1) 2020.01.23
내 인생의 항로 #0  (0) 2020.01.10
우리들의 성장일기, 바위에 던져진 계란들  (0) 2020.01.07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