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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에서 일한다는 것

에디터 D

by solarone 2020. 5. 9.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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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휴가 끝나고 오랜만에 출근을 했다. 그간 밀려있던 일들을 하고 거래처와 연락을 주고받다 보니 어느새 이번 한 주도 끝나 있었다. 유독 시간이 빠르게 흘러가는 요즘이다.

 

코로나 사태로 인해 투자 환경이 많이 침체되어 있는 모양이다. 만나는 투자사들마다 자금줄을 죄고 있다는 볼멘소리가 많다. 회사의 잠재력만을 믿고 과감하게 투자를 집행하기가 어렵다는 소리를 에둘러 말한다. 그 상황은 당연히 이해 하지만 투자 없이 살아남기 어려운 회사 같은 경우, 꽤나 힘이 빠지는 소리다.

 

다행히 팀원들의 사기에는 그렇게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 듯싶다. 이미 월급이 밀리는 등의 어려운 일들을 많이 겪은 사람들이어서 그런지 덤덤하다. 스타트업에서 처음 일해본 나는 제외하고, 그들은 이미 자금줄이 끊기는 경험을 해보았고, 그래서 오히려 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분투하는 모습이다. 실의에 빠져있을 여유는 없기 때문이다.

 


 

주간 회의 때 한 팀원이 다른 팀원에게 우스갯소리로, '왜 OO 씨는 매일 똑같은 옷을 입나요?'라는 질문을 했다. 답변이 가관이었다. '다들 비슷한 처지이면서 왜 그래요.' 

 

별 것 아닌 것처럼 묻고 대답한 짧은 순간이었지만, 스타트업을 처음 경험하는 나에게는 많은 것을 함축한 두 마디였다. 어쩌면 이게 스타트업에서 일한다는 것의 본질인지도 모른다. 다른 사람에게 보이는 것을 따르기보다 본인들이 원하는 진정한 가치를 추구하는 것, 그것이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마음가짐이 아닐까. 

 

혹자는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것에 대해 다른 사람들이 대기업에서 겪는 일을 20년 빨리 겪는다고 말한다. 대기업의 임원이나 하는 일들을 젊은 나이에 미리 경험한다는 이야기다. 물론 나는 이 말에 전적으로 동의하지는 않고, 내가 아직 그 정도 역할을 수행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전형적인 스타트업병에 걸린 사람의 이야기로 밖에 들리지 않는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건 이 업계에서 일하는 많은 사람들은 무언가 생각을 가지고 일한다는 것이다. 그들이 추구하는 가치, 사명감을 위해 매일 온 힘을 쏟아붓는다. 남들이 쉬이 가지 못하는 길을 그들은 스스로 선택해서 거침없이 나아간다. 

 


 

어쩌면 얼마 가지 않아 월급이 밀리게 될지도 모르겠다. 물론 그런 상황이 오지 않기를 바라며 열심히 내 일을 할 테지만, 설령 그때가 온다 하더라도 포기하지 말고 나아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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