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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에서 공부가 필수인 이유

에디터 D

by solarone 2020. 2. 20.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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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에서 공부가 필수인 이유 

내가 매일 의식처럼 하는 일이 있다. 출근 3시간 전에 회사 근처 헬스장으로 달려간다. 1시간 30분 정도 운동을 하고 샤워를 마친 뒤 사무실로 달려간다. 가져간 아침 식사를 간단하게 해치우고 바로 컴퓨터 전원을 켠다. 이때가 대략 출근 1시간 전이다. 

컴퓨터를 켜고 내가 하는 일은 다름 아닌 ‘공부’다. 공부라고 해서 별 다른 대단한 일을 하는 게 아니다. 내가 몸 담고 있는 업계에 대한 공부, 내가 일 하고 있는 회사에 대한 공부, 관련 법에 대한 공부, 조직 운영에 대한 공부, 일 하는 법에 대한 공부 등 분야는 다양하다. 하지만 일맥상통이다. 다 ‘내가 어떻게 하면 조금이라도 일을 더 잘할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에 하는 행위이다. 

 


왜, 굳이 나는 이토록 수고스러운 일을 하는 것인가? 답은 간단하다. ‘살아남기 위해서’다. 살아남기 위해서 나는 매일 공부한다. 스타트업은 그만큼 빠르게 돌아가는 세계이고, 그만큼 빠르게 변화에 적응해야 하며, 그 속에서 일 하는 개인은 그 속도를 따라갈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관련 업계 및 일에 대한 공부는 끊임없이 지속되어야 한다. 

사실 이 정도 공부의 양은 턱없이 부족하다. 나 스스로 그렇게 느낀다. 아직 입사한지 3주밖에 되지 않아 관련 지식이 부족하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낀다. 업계 관계자를 만나서 이야기를 해도 내 앞에서 말하는 이 사람의 이야기가 한국말인지 아니면 아랍어인지 분간이 가지 않을 정도다. 왜, 그런 경험 있지 않은가? 어려운 철학 책을 호기롭게 집어 들었는데, 그것을 읽는다는 느낌은 좀처럼 들지 않고, 단순히 활자를 눈으로 훑는 다라는 느낌. 무슨 느낌인지 알 것 같지 않은가? 

대기업에서의 방식은 통용되지 않는다

이 이야기를 하기에 앞서, 이것은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이며 모든 사람들에게 통용되지 않는 다는 점을 이야기하고 싶다. 나에게만 국한된 이야기다. 나는 이전에 몸 담았던 대기업에서 단 한순간도 제대로 공부하지 않았다. 대기업이라는 간판이 나를 보호해 주고 있었기 때문이다. 거기에서 공부를 해봤자 뭘 하나 싶은 마음뿐이었고, 단지 월급을 받기 위해 기계처럼 일 할 따름이었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고 나니 내게 남는 건 아무 것도 없었다. 그 어떤 역량도 내게 남지 않았고, 다만 일을 할 때 부렸던 꼼수에 가까운 잔재주만이 남았을 뿐이다. 조직에 몸 담으며, 조직 혹은 상사가 시키는 일을 그대로 답습할 뿐이었던 내 3년이었던 것이다. 그런 상태에서 무언가 새로운 것에 도전하려 했고, 그 때문에 큰 벽을 느꼈다. 나에게는 아무것도 없었으니 말이다. 돌이켜 생각해 보아도 그때 그 소중한 시간들을 그런 식으로 흘려보냈다는 사실은 땅을 치고 후회할 정도로 아쉽고 또 아쉽다. 

대기업에서는 모든 것이 준비되어 있다. 복지는 당연히 빵빵하고 시간이 지나면 알아서 연봉은 오른다. 일본은 더구나 해고를 거의 하지 않는 문화이기도 해서, 나는 잘릴 걱정을 거의 하지 않고 마음 놓고 일했다. 그래서 더욱 현실에 안주하게 되었고, 무언가를 배워야 한다는 위기의식도 거의 없었다

 




어떻게 공부해야 할까

의욕적으로 다양한 공부들을 하고는 있지만 아직 갈피를 잡지 못하겠다. 너무나 다양한 지식들이 매일 하루가 다르게 쏟아지고 있고, 그 정보들을 어떻게 연결 시켜야 할지 고민이다. 하지만 내가 이 과정을 겪으며 느낀 한 가지는, 이런 때 일 수록 더더욱 큰 그림을 봐야 한다는 점이다. 즉, 이 공부를 왜 하고 있는지 그 맥락을 잘 이해해야 한다는 말이다

책을 예로 들자면 목차를 먼저 내 머리 속에 욱여넣는 것과 같다. 책 전체의 흐름을 머릿속에 정리해놓고 각각의 카테고리 속 내용들을 읽어 내려가는 것이다. 처음부터 다짜고짜 디테일한 내용으로 들어가면 위에서 말했던 것과 같은 철학책의 글자를 디립다(?) 파고드는 꼴이 된다. 

내가 하고 있는 공부를 예로 들자면, ‘업계’라는 카테고리 속에 스타트업과 그와 관련된 뉴스 기사 및 연구 자료들을 정리할 수 있겠고, ‘일’이라는 카테고리 속에 일 잘 하는 법, 자기 계발, 인간관계 등의 자료들을 정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식으로 검색하고 흡수하는 모든 지식 및 자료들을 일일이 분류해서 나름의 목차를 만드는 것이다. 그렇게 목차를 만들어 놓고 각각의 목차들의 흐름을 이해하는 것, 이것이 내가 생각하는 현 단계의 가장 효율적인 학습법이다. 

결국에는

고작 생각해 낸 결론은 이것이다. 일단 매일 한 시간이든 두 시간이든, 살아남고 싶다면 공부하자. 언제까지 아는 척 하며 알아듣지도 못하는 아랍어 앞에서 좌절하고 말 것인가? 그런 식의 ‘척’은 결국에는 들통나게 마련이며, 우리의 가짜 실력 또한 만천하에 드러나게 될 것이다. 스타트업에서 살아남아 ‘엑싯’하기 위해서 그 정도의 수고로움쯤은 견뎌내야 하지 않을까? 

라고 말했지만 이건 분명 나에게 상당히 버겁고 도전적인 과제다. 앞으로 얼마나 지금의 이 열정을 유지해나갈 수 있을 지,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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